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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던트: 허망한 웃음과 허탈한 분노가 뒤섞이는 삶, 그래도 훈풍은 분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아내, 이윽고 이어지는 의사의 뇌사 판정에 남편인 맷 킹(조지 클루니, George Clooney)는 두 딸을 양육하는 문제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아내의 부재를 통감하며 착잡한 마음을 지울 수 없는 상태에 다다른다. 작은딸인 스코티(아마라 밀..

슬랩스틱 브라더스: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은 삶의 쌉쌀한 눈물로부터

억지 설정과 막장 구성 혹은 우리의 삶과 대부분 무관한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TV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편이다. 특히나 이른바 '트렌디하다'라고 일컬어지는 또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변주이거나 변형판인 가벼운 드라마는 더더욱 그렇다. 간접광고의 홍수 속에 상위 한 자리 수 비율에 ..

꽁치의 맛: 나이 들고 늙어가는 삶의 쓸쓸함과 고독감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과 더불어 일본 영화의 거장으로 추앙받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 그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나에겐 그의 유작인 이 영화가 처음이다. 다다미 샷이니, 360도 편집이니, 규격화된 구도 등의 것들로만 알던 그의 영화를 드디어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과연 내가 그의 ..

세상의 모든 계절: 혼자인 존재의 서글픈 외로움, 더 외롭게 만드는 잔인한 연민

심리치료사인 제리(Ruth Sheen, 루쓰 쉰)와 지질학자인 톰(Jim Broadbent, 짐 브로드벤트)은 일상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집안일을 해나가며, 주말이면 농장에 가서 밭을 가꾸며 가끔 지인들을 초대해서 시간을 보내는 금실 좋은 부부다. 비가 내리는 농장의 작은 오두막에서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