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친다는 것은 무엇일까?
돈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명예에 미치고, 그리고 사랑에 미치고......
방송국의 유명한 DJ였던 루카스는 어느 날, 방송 진행중에 연결된 팬의 전화에 "여피족들은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악마들이니 모두 쓸어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얼마 후에 식당에서 총으로 5명의 사람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 살인자는 바로 루카스에게
전화를 했던 그 팬이었다.
루카스는 그 사건으로 인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다가 결국 폐인처럼 살게 된다.
삶에 대한 좌절감으로 살던 루카스는 집없는 노숙자들은 사회의 암적인 존재라고 욕하는 일단의
청년들과 마주치게 되어 위험하게 되는데, 바로 그때 페리가 나타나서 루카스를 구해주게 된다.
그로 인해서 둘은 친구 사이가 된다.
노숙자이며 정신병자처럼 보이는 페리는 실은 역사학 교수였는데 부인이 바로 루카스의 팬이
살해한 희생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루카스는 괴로워하지만 페리를 차마 떠나지는 못한다.
그러던중, 페리가 푼수같은 리디아라는 여자를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고, 두 사람을 이어주려고
루카스는 노력하고 마침내 두 사람은 사랑하게 된다.
그런데, 페리는 지난 번의 그 청년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해서 식물인간이 되고, 루카스는 다시
방송국에서 일을 하게 되며 다시금 이기적인 생활을 한다.
그러다가 페리를 병문안한 루카스는 페리가 가진 모습에서 사랑의 참된 모습을 보게 되고, 페리가
갈망하던 성배를 찾아주기 위해 나선다.
우여곡절끝에 성배를 페리에게 가져다 주게 되고, 페리는 또한 극적으로 의식을 회복하게 된다.
희뿌연 안개가 자욱한 뉴욕의 공원에서 루카스와 페리는 알몸으로 누워 노래를 부르며 영화는 끝난다.
영화는 은유적이며 상징적인 작품을 만드는 테리 길리엄 감독의 작가주의적인 색채가 강하다.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가며 교차하는 이야기는 어떠한 이유로든 상처 하나쯤은 지니고 살지만,
반면 마음을 굳게 닫고 사는 사람들에게 사랑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사랑보다 돈이, 깊은 갈망보다 갖출 것 다 가지며 사는 편안함이 우선시되는 물신주의의 표상인
뉴욕이라는 거대한 무대를 배경으로......
나는 페리가 짝사랑하던 리디아(아만다 플러머)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물론, 리디아에 대한 한없는 사랑의 마음을 가졌던 페리도.
중국 식당에서의 그 유쾌하면서도 코끝이 찡한 장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하는 장면이었다.
페리의 엉뚱하고 어설픈 모습 그렇지만, 그 진지하면서도 진실한 사랑의 마음.
"쓰레기에도 아름다운 것은 있다."고 말하던 페리.
따뜻하고 포근한 영화의 결말은 그저 해피 엔딩으로 받아들이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
철학적인 내용을 코믹하고도 꿈꾸는 듯한 이야기로 그려낸 현대인들을 위한 동화같다.
사람이 사람을 믿는다는 것, 그리고 그 믿음을 실천한다는 것.
소중한 것은 어쩌면 누구나 이미 가지고 있는데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 올해 열린 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전-테리 길리엄의 상상극장이라는 테마로 상영되었다.
*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비디오 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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