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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지구,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evol 2012. 11. 27. 22:43

 

 

"우리는 그 일이 일어날 거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

- 마크 트웨인(Mark Twain) -


해를 거듭할수록 겪어야 하는 자연재해의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다.

날씨가 미쳤나? 하는 소리를 자주 하곤 한다.

그러나 미친 것은 날씨가 아니라 바로 인간들이다.

미친 주제에 오만하기까지 하다.

 

모든 현상은 반드시 본질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
극심한 가뭄과 홍수, 전염병과 기근, 혹한과 혹서 등에는 과연 어떤 원인이 있을까?
데이비스 구겐하임(Davis Guggenheim) 감독의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고 그 심각성이 얼마나 중대한 문제인가, 그리고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한 사람을 담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2002년에 조지 부시(George Walker Bush)와의 미국 대통령 선거 대결에서 패한 앨 고어(Albert Arnold Gore Jr.)다.

 

 

 

대선에서 실패한 정치인이 환경운동가로 활동을 한다?! 얼핏 또 다른 정치인으로서의 생색내기가 아닐까에 대해 의심했지만, 그의 이력을 알게 되면서 오해를 풀었다. 그는 대학생이던 때에 지구의 환경 위기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상원 의원이 된 이후에 가족사의 비극을 겪으면서 자신의 삶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비약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영향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실패했지만, 자신의 이상과 사상의 실현을 위해서 환경운동가로서 거듭나게 된 거라고 볼 수 있겠다.

 

영화는 마치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는 것처럼 진행된다. 다소 지루할 수 있는 구도이긴 하지만, 앨 고어는 강의 준비를 매우 성실하게 했다. 슬라이드 사진과 과학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한 그래프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자신의 가족 이야기까지. (앨 고어의 누나가 담배를 피우다가 폐암으로 죽었다고 한다. 당시에 담배 농사를 짓던 앨 고어의 아버지는 그 일을 그래서 그 일을 접었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라는 문제는 정치적으로 이용될만한 주제를 이미 넘어섰고, 지구와 인류의 운명이 걸린 문제라고 앨 고어는 역설한다.

 

 

 

지구 온난화라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지구 내에 이산화탄소와 열이 담긴 가스가 대기에 그대로 쌓이면서, 태양열의 방출을 막아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는 빙하를 녹게 하여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가뭄과 폭풍을 유발하며 기후를 변화시킨다. 그 때문에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에 매우 직접적인 피해를 야기시키는 것이다.

 

전 세계의 빙하가 지난 반세기도 안되는 세월 동안 엄청나게 녹아내렸다. 해수의 온도 상승으로 태풍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였고, 더위와 가뭄과 산불도 증가하였다. 이상 기온으로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되고 있고, 지금의 추세라면 몇십 년 안에 북극의 얼음은 사라지고 만다. 지금도 북극곰이 서식할 얼음을 찾아 헤엄치다가 죽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앨 고어는 있다고 주장한다. 가장 선결되어야 할 것은 사람들 스스로 이 문제에 대해 도덕적인 자각과 실천 의지를 다지는 일이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각계각층의 현재 위치에서 꾸준히 실행해 나가는 것이다. '불편한 진실'은 '불행한 진실'이 되기 전에 막아야 하며,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이나 '상관없는 진실'로 대하는 비인간적이고 비도덕적인 사람들과 세력과의 싸움이 될 것이다.

 

재선에 성공한 현 미국의 대통령인 부시를 위시한 세력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 전쟁이 목적이 자국 내의 군산복합체의 경제적인 이익과 맞닿아 있음은 이미 자명한 사실이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그들은 전 세계가 지구의 환경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약속인 '도쿄 의정서'에 사인하지 않은 단 두 나라 중의 하나인 미국의 실질적인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그들에겐 이 지구가 영원불멸한 자기들의 경제적 이익을 담보하는 곳으로 생각하며, 지구 온난화 이론 등 따위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사실 자체를 왜곡하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있다.

 

 

 

영화 속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지구라는 냄비가 있고 이 냄비는 펄펄 끓고 있는데 그 속에 개구리를 넣으면 어떻게 될까? 개구리는 곧바로 뛰어나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뜨겁지 않은 냄비가 있고 그 속에 개구리가 들어 있다. 냄비는 개구리가 알아채지 못하게 서서히 뜨거워진다. 개구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개구리는 자신이 스스로 죽는지도 모르는 채로 서서히 익어가며 죽게 될 것이다.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이 이런 것이다. 우리는 지구라는 서서히 달궈지는 냄비에 들어있는 개구리다. 그리고 그 냄비를 달구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인간 개구리들'이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내가 미처 관심 갖지 못했던 것에 몹시 '불편'했다. 그리고 그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살고 있는 곳을 망치고 있지는 않았는가 돌아보게 되었고, 그러한 연유 때문에 내가 다른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하지 않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환경 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사회 활동이 아니다. 우리의 목숨과 관련된 문제이며, 인간과 자연에 대한 양심과 도덕성에 관한 문제가 아닐까?

 

 

 

앨 고어는 지금의 추세라면 지구 온난화의 재앙까지 10년이 채 남지 않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보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몇 가지의 방법이 자막으로 나온다. 홈페이지에 가서 그 내용을 찾아보았다.

 

1. 백열등보다는 형광등을 사용합시다. 

2. 자동차 이용을 줄입시다. 

3. 재활용으로 쓰레기를 줄입시다.

4. 자동차 타이어의 공기압을 적절하게 유지합시다. 

5. 뜨거운 물의 사용을 줄입시다. 

6. 상품의 불필요한 포장을 줄입시다. 

7. 난방과 냉방 온도를 2도씩만이라도 줄여 봅시다.

8. 나무를 심읍시다.

9. 전자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전원을 끕시다.

 

어떤 SF 장르 영화에서 지구를 침략하러 온 외계인을 물리치는 무기는 다른 게 아니라 바로 물이었다. 지구 재앙의 지름길인 지구 온난화를 막는 일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게 아니다. 우리도 얼마든지 생활 속에서 열정적인 환경 운동가가 될 수 있다!

 

 

 

An Inconvenient Truth

감독: 데이비스 구겐하임

 

* 물론, 앨 고어의 이런 활동에 반론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이론적으로 견해를 달리하는 과학자들도 많다고 하니 말이다. 또한, 지구 온난화에 관한 내용을 정치적, 경제적으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용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이 영화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이제까지 성장과 발전으로 치달으며 간과했던 환경의 문제에 더욱 집중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분명한 필요성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