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자, 춘향을 품다.
몽룡을 따라간 청풍각에서 기생의 딸 춘향(조여정)에게 한 눈에 반해 버린 몸종 방자(김주혁). 도련님(류승범) 또한 그녀를 눈여겨본다는 사실에 마음을 접으려 하지만, 자신을 하대하는 몽룡의 태도에 적개심으로 춘향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 버린다. 춘향 역시 방자의 남자다움과 자상함에 흔들리고, 마침내 방자는 춘향을 품게 된다.





* 조여정의 노출 연기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슴에 손을 얹고(조여정의 가슴이 아니고!) 생각해보자.
카메라의 앵글과 샷의 범위 따위는 차치하고서라도 그게 그만큼 필요했을까?
아! 향단(류현경)의 노출은 차라리 안타까울 지경이다.
** 방자의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와 춘향의 또한 기회주의적인 태도는 그렇다치고,
이몽룡의 그 어처구니없는(허나, 그야말로 현대사회에서는 대세에 가까울 수도 있는) 작태는
좀 더 잘근잘근 씹었어야 하는 거 아닐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싶었단 말이다. 영화에서!
*** 변학도 역을 맡은 송새벽은 분명 '넘버 쓰리'의 송강호의 무게감이다.
그는 앞으로 프리 롤을 할만한 배우가 될 것이다.
다만, 다음 작품에서 발성할 때에는 혀 좀 길게 빼자!
그 발음으로 각인될까 염려된다.
**** 영화 자체에 대한 느낌과 생각(감상, 感想)을 쓰지 않는 이유.
아, 춘향전을 보면서 이런 이면의 생각을 한 게 나만이 아니었구나.
방자전 이야기의 흐름에 있어서 상당한 부분이 내가 생각했던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글로 나의 감상을 적을 이유를 딱히 찾을 수가 없다.
어차피 내 블로그는 그냥 나의 열린 일기장 혹은 불특정한 사람들의 방명록 같은 곳이기도 하니까.
이 영화에서는 각잡고 쓸만한 얘기가 없다는 얘기다.
***** 그래도 그렇지, 막판에 그게 뭐냐?
정신적으로 맛이 간 춘향이를 들쳐 업은 방자, 자기 이야기를 아름다운 해피엔딩으로 그려 달라고?
느닷없는 위선이라고 느껴지는 순간, 앞 시간 동안 펼쳐진 나름 방자한 방자전에 정이 뚝 떨어졌다.
오리지날판에서의 이몽룡과 성춘향의 순애보와 뭐가 다른 건데?
양반이 아닌 하층민으로서의 방자도 사랑할 줄 안다, 뭐 그런 건가?
왜? 그럴 바엔 향단전도 따로 쓸만 하겠네?
****** 솔직히 말하자면,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의 '위험한 관계'가 생각났다.
발몽의 죽음의 순간에 흘려졌던 눈물을 보며, 누군가는 오열을 했다고 했다.
......
영화보다가 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엔 참 난감하다.
꽤나 방자한 방자전일 줄 알았다.
그런데, 영화를 본 후에 살펴보니 영화의 영어 제목이 ' The Servant'더라.
뭔가 이러저러한 이유에서 우리나라 사극이라고 보기에도, 재해석이라는 단서를 달기에도
조금 위치적으로 어색하다는 느낌이 든다.
현대를 기반으로 한 김대우 감독의 작품이 궁금하다.
오히려 훨씬 더 할 수 있는 이야기, 담을 수 있는 것이 많을 것 같기도 하다.
"어유.. 너, 자꾸 그러면...... 내가 진짜 둏다.."
자꾸 생각난다. 흐흐..


'영화。kⓘ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천영화제, 황당무개 이벤트, 메가토크 (0) | 2010.07.26 |
---|---|
제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간단한 나의 참관기 (0) | 2010.07.21 |
후아유: 온라인을 통한 만남은 다 가벼울까? (0) | 2010.07.16 |
시: 고통으로 빚어낸 처염한 진혼곡 (0) | 2010.07.10 |
호텔 르완다: 끔직하고 잔혹한 인간의 비극적인 역사 (0) | 2010.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