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다시 찾아온 '몬스터 대학교'는 전작인 '몬스터 주식회사'의 두 주인공인 마이크 와조스키와 제임스 설리반의 대학생 시절을 그린 프리퀄이다. 인간 세계의 아이들을 무섭게 하는 겁주기 대원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하는 곳인 몬스터 대학교에 입학한 두 주인공은 서로가 너무나 달라서 도무지 친해질 것 같지 않은 사이다. 무섭기는커녕 귀엽게만 보이는 마이크는 외모 때문에 학생들 가운데에서도 따돌림을 당하지만, 남들보다 열심히 공부해서 꼭 무서운 몬스터가 되고자 갖은 노력을 다한다. 반면에 아버지의 명성에 힘입어 이름만으로도 남들이 알아주는 설리반은 외모는 무서움을 갖췄지만, 학교에 연필도 없이 가는 나태한 학생이다.
만나기만 하면 서로 툭탁거리는 두 몬스터는 겁주기 과목 강의 시간에 서로 으르렁대다가 그만 사고를 친다. 그 대가로 말미암아 과목 수업을 듣지 못할 위기에 빠진 둘은 어쩔 수 없이 가장 무섭지 않은 동료들과 팀을 이루어 겁주기 대회에 나가서 1등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난다긴다하는 팀들의 틈바구니에서 힘겨운 경쟁을 뚫고 이겨내야만 하는 마이크와 설리반,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동료들의 모습은 한심하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하다. 과연 그들은 힘을 합해서 1등을 하고 다시 대학 생활을 이어가게 될까?
영화는 어리바리한 '울지마 까꿍'팀의 도전을 통해서 재미를 주는데 그 중심에는 마이크가 고민과 좌절을 딛고 자라나는 성장 이야기가 놓여 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이 종종 그래 왔듯이 영화는 삶에 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들보다는 인생의 쓴맛을 경험한 어른들을 대상으로 삼는다. 경쟁의 구도에 놓인 두 주인공이 학교생활을 통해서 얻게 된 것은 승리와 패배의 가름이 아니라 배려와 협력의 소중함과 힘을 아는 우정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라기보다는 뭔가 생각하게끔 하는 교훈을 안겨준다고 할까?
무서운 겁주기 대원을 꿈꾸는 몬스터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무서움과는 거리가 먼 착하고 다정하고 진실한, 그리고 올바른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본다는 게 역설적이면서도 웃음 짓게 한다. 인간의 세계와 경계가 분명한, 사람이 아닌 몬스터들의 세계를 통해서 '자라남'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본다. '울지마 까꿍'팀이 이끄는 몬스터 대학교에서의 좌충우돌 수업은 재미있고 들을만하다.
Monsters University
감독: 댄 스캔론(Dan Scanlon)
* 본 영화에 앞서 서막을 여는 단편 애니메이션 '파란 우산',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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