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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카트슨 사람들: 엽기 발랄 코미디이자 따뜻함을 연주하는 괴담

evol 2011. 1. 6. 23:54

 

 

 

개봉일을 확인해 보니 1992년에 본 영화였는데 다시 봐도 참 독특한 영화다.

시대를 알 수 없는 때의 어느 마을, 그곳에 방들을 세를 놓은 건물이 있고 그곳 1층에는 정육점이 있다.
원자 폭탄을 터뜨린 전쟁 후라서 세상엔 먹을 게 부족한데 이 정육점에는 신기하게도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 고기는 어디에서 생겨나는 걸까?

 

세상의 종말 같은 황폐한 시대, 식량난은 급기야 사람들이 인육을 먹기에 이른다.

가상의 사회를 배경으로 담았지만, 풍자와 해학이 담긴 사회 비판적인 영화이면서 동시에 독특한 영상과 코믹한 재미도 만만치 않다.

 

장 피에르 주네(Jean-Pierre Jeunet)와 마크 까로(Marc Caro)가 함께 감독한 초기 작품으로 개봉 당시에 각종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기도 한 정말 독특한 영화다.

지금 봐도 그 신선하고 독창적인 구조와 영상미가 출중하다.

 

 

 

도미니크 피뇽(Dominique Pinon)의 그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와 카를로스 달레시오(Carlos D'Alessio)의 음악 또한 정말

잊히지 않는 충격적이면서도 음울하면서 유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공상적인 내용이면서도 공포와 더불어 동화 같은 컬트영화라고 할까?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무서우면서도 웃기기까지 한 복잡한 느낌들.

현재의 세상은 영화 속에서처럼 그런 복잡다단한 많은 것들이 엉켜 있지.

 

암울하고 음습한 세상 가운데에도 아름다운 사랑이 있고, 그 사랑이 있어서 세상은 그나마 살아갈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우선이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을 우선에 놓았을 때에 결국 나 또한 그 사랑의 부메랑의 힘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영화의 끝에서 첼로와 톱으로 연주하는 장면은 참 아름답고 멋졌다.

 

엽기 발랄 코미디 같은 델리카트슨 사람들.

아멜리에의 감독으로 많은 사람이 기억할 장 피에르 주네의 출발점인 이 영화는 여름이면 우후죽순처럼 개봉하는 뻔한 공포영화보다 훨씬 납량특집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고 시원함과 웃음까지 확실하게 담고 있다.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디스토피아적인 관점이면서도 어쩌면 우리가 사는 현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